명화 전시를 가기 전, 아이들에게 먼저 물었습니다.“명화 속에 여름이 숨어 있을까?”한 아이는 “수박이 있을 것 같아요”라고 했고, 다른 아이는 “시원한 바다 그림이요”라고 했습니다. 아직 전시장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여름을 그림과 연결하고 있었습니다.저는 그때부터 어떤 작품을 얼마나 설명해야 할지보다, 아이들이 실제 그림 앞에서 무슨 말을 할지가 더 궁금했습니다.“왜 여자들이 그네를 타요?”전시장에서 신윤복의 단오풍정을 본 아이가 물었습니다.“왜 여자들이 그네를 타요?”어른에게는 작품 제목이나 시대가 먼저 보일 수 있지만 아이는 그림 속 사람들의 행동부터 보았습니다.그 질문을 시작으로 단오 이야기가 나왔고, 옛날 사람들은 여름을 어떻게 보냈는지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저는 작..
“초등학교에 가면 뭐가 있을 것 같아?”아이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저는 처음부터 초등학교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먼저 듣고 싶었습니다.그런데 이야기를 시작하자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친구의 말을 듣던 한 아이가 “나는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왜냐하면…” 하며 자기 생각을 말하기 시작한 겁니다.다른 아이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보고 들었던 이야기를 꺼내며 친구와 다른 생각을 말했습니다.제가 토론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일곱살 아이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의견이 오가기 시작했습니다.아이들이 알고 있는 초등학교는 모두 달랐습니다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저마다 달랐습니다.형을 따라 운동회를 구경한 아이가 있었고, 엄..
아이들에게 다른 나라를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나라 이름과 국기를 많이 알려주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아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먹어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그래서 동화를 중심으로 ‘다가치 세계문화 축제’를 준비했습니다.그림책을 만들고, 세계 여러 나라의 악기를 연주하고, 다른 나라의 옷도 입어봤습니다. 베트남 월남쌈과 인도 카레를 직접 만들어 먹는 활동도 했습니다.처음에는 여러 나라의 문화를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활동을 이어가면서 제가 더 관심 있게 보게 된 것은 아이들이 서로 다른 것을 대하는 모습이었습니다.처음 보는 음식 앞에서 반응도 달랐습니다월남쌈을 만들던 날이 기억에 남습니다.아이들 앞에 평소 익숙하지 않은 재료들이 놓였습니다. 같은 재료를 보고도 반응은 제각각..
아이들이 마이크를 들고 옆 반 문을 두드릴 때까지만 해도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이게 정말 될까?’유치원 아이들이 다른 반에 찾아가 질문하고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걱정됐습니다.그런데 나중에 촬영한 영상을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처음부터 기자 활동을 하려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아니었습니다. 시작은 재활용품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건축물을 만들어보는 활동이었습니다.피사의 사탑을 만들다가 질문이 시작됐습니다9월에 우리나라 프로젝트를 마치고 ‘세계 속의 우리나라’로 이야기를 넓혀갔습니다.아이들은 타지마할, 빅벤, 피사의 사탑, 에펠탑 같은 세계 여러 나라의 건축물을 살펴보고 재활용품으로 직접 만들어봤습니다.그런데 만드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들이 나오기 시작했습..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아껴 써”, “하지 마”, “정리해”라고 말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그런데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니 중요한 건 어른이 기준을 대신 정해주는 일이 아니었습니다.아이가 왜 그래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자기 말로 기준을 만들어보는 과정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사고 싶어요” 다음에 이유를 물었습니다스마트폰을 주제로 프로젝트 수업을 했을 때였습니다.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이야기를 꺼내면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은 “사고 싶어요”였습니다.그런데 왜 갖고 싶은지 물으면 바로 대답하는 아이는 많지 않았습니다.그러던 중 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많이 하면 어떻게 될까?”라고 물었습니다.아이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아빠랑 약속해서 정해진 시간만 했어요.”저는 그 말을 듣고 잠깐 멈췄습니다.그 아이에게는 이미 스..
가을에 아이들과 숲 프로젝트를 했습니다.특별한 숲을 찾아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계속 찾아가던 같은 숲이었습니다.달라진 것은 계절이었습니다.여름까지 푸르던 잎의 색이 달라지고, 바닥에는 낙엽이 쌓이고, 아이들이 발견하는 것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저는 그 변화를 아이들이 직접 발견했으면 했습니다.매주 같은 숲에 가도 아이들이 보는 것은 달랐습니다숲에 가면 아이들은 보고 끝내지 않았습니다.주워온 나뭇가지로 산가지 놀이를 하고, 나뭇잎을 천에 대고 두드려 모양을 표현해보기도 했습니다.나뭇잎 모양이 천에 나타나자 한 아이가 신이 나서 말했습니다.“탁탁 치면 나뭇잎 모양이 나와요!”같은 숲을 반복해서 찾아갔지만 아이들은 매번 다른 것을 발견했습니다.처음에는 나뭇잎이나 나뭇가지처럼 눈에 잘 띄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