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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다른 나라를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나라 이름과 국기를 많이 알려주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아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먹어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동화를 중심으로 ‘다가치 세계문화 축제’를 준비했습니다.
그림책을 만들고, 세계 여러 나라의 악기를 연주하고, 다른 나라의 옷도 입어봤습니다. 베트남 월남쌈과 인도 카레를 직접 만들어 먹는 활동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나라의 문화를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활동을 이어가면서 제가 더 관심 있게 보게 된 것은 아이들이 서로 다른 것을 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음식 앞에서 반응도 달랐습니다
월남쌈을 만들던 날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들 앞에 평소 익숙하지 않은 재료들이 놓였습니다. 같은 재료를 보고도 반응은 제각각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아이도 있었고 낯설어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먹어보고 싶은 것도 서로 달랐습니다.
저는 모두 똑같이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먹고 싶은 재료를 골라 직접 만들어보게 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월남쌈을 형님 반 아이들이 동생들과 나눠 먹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음식 하나로도 다른 나라를 꽤 가까이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으로 베트남 음식을 보는 것과 직접 재료를 만지고 만들어 먹어보는 것은 분명 달랐습니다.
그림책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교실 밖으로 커졌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프로젝트는 요리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동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 뒤 아이들이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악기를 접하고 연주해보고, 평소에 입어보지 않았던 옷도 직접 입어봤습니다.
어떤 활동에서는 신기해했고, 어떤 것은 자기에게 익숙한 것과 비교했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다른 문화를 존중해야 해”라는 말을 반복해서 가르치는 것보다 직접 다른 것을 만나게 해주는 편이 더 자연스럽다고 느꼈습니다.

친구의 다른 생각에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저는 아이들과 대화할 때도 한 가지를 의식했습니다.
친구와 생각이 다를 때 바로 누가 맞는지 정해주기보다 먼저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해?”
처음에는 자기 이야기만 하던 아이도 친구의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항상 사이좋게 끝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의견이 부딪힐 때도 있었고 서로 자기 생각이 맞다고 주장할 때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까지도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 작은 갈등이 생길 때마다 어른이 바로 답을 정해주면 빨리 끝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조금 기다려봤습니다.
누가 먼저 말을 거는지, 친구 이야기를 어떻게 듣는지, 서로 다른 생각을 어떻게 맞춰가는지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다르지만 함께’라는 말이 활동 속에서 보였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가 아이들에게 꼭 외우게 한 문장은 없었습니다.
대신 다른 나라의 음식을 먹어보고, 악기를 연주하고, 옷을 입어보고, 친구와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같은 것을 보고도 친구와 자기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저는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을 외우는 것보다 실제로 나와 다른 것을 만나보고 함께 지내보는 경험이 먼저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특히 형님 반 아이들이 자기가 만든 월남쌈을 동생들과 나눠 먹던 모습은 아직 기억에 남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를 배우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였지만, 끝나고 보니 아이들이 배운 것은 나라 이름만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친구가 좋아하는 것이 다를 수 있고, 내가 생각하는 것과 친구가 생각하는 것도 다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달라도 함께 놀고, 이야기하고,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