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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가면 뭐가 있을 것 같아?”
아이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초등학교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먼저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시작하자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친구의 말을 듣던 한 아이가 “나는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왜냐하면…” 하며 자기 생각을 말하기 시작한 겁니다.
다른 아이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보고 들었던 이야기를 꺼내며 친구와 다른 생각을 말했습니다.
제가 토론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일곱살 아이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의견이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알고 있는 초등학교는 모두 달랐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저마다 달랐습니다.
형을 따라 운동회를 구경한 아이가 있었고, 엄마와 소집일에 다녀온 아이도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며 학교 건물만 본 아이도 있었습니다.
한 아이는 옆집 형이 숙제가 많다고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는 무서운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각자 가진 경험이 다르니 생각도 달랐습니다.
“나는 그거 봤는데?”
“나는 안 그랬는데?”
친구의 말과 자기 기억이 다르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옆에서 듣다가 필요한 순간에만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해?”
“친구는 다르게 생각하던데 너는 어때?”
그렇게 질문을 이어가자 제가 알려주는 초등학교가 아니라 아이들이 각자 생각하고 있는 초등학교가 교실 안에 펼쳐졌습니다.

직접 1학년 교실에 앉아봤습니다
이야기만 나누고 끝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과 직접 초등학교에 가봤습니다.
도서관도 보고 체육관도 둘러봤습니다. 그리고 실제 1학년 교실에 들어가 책상에도 앉아봤습니다.
저는 특히 초등학교를 무서운 곳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를 유심히 봤습니다.
옆집 형이 숙제가 많아서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바로 그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1학년 교실 책상에 앉아보더니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한 아이가 말했습니다.
“내가 생각한 거랑 달랐어.”
저는 그날 들은 말 중 이 한마디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자기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자기가 들었던 이야기를 근거로 초등학교를 무서운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가보고 나니 자기가 예상했던 모습과 달랐습니다.
저는 아이가 생각을 바꿨다는 사실보다 자기가 생각했던 것과 실제 경험이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차렸다는 점이 더 반가웠습니다.
어른이 “초등학교 안 무서워. 재미있는 곳이야”라고 여러 번 말해주는 것과 아이가 직접 교실에 앉아보고 “내가 생각한 거랑 달랐어”라고 말하는 것은 달랐습니다.
그래서 이 활동을 하고 나서는 초등학교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것보다 아이들이 궁금한 것을 먼저 말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며칠 뒤에는 동생에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더 재미있는 일은 그다음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초등학교를 걱정하던 아이가 나중에는 동생반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1학년 교실 별거 아니야. 내가 가봤는데 재밌더라.”
저는 그 말을 들으며 웃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로 초등학교를 생각했던 아이가 이제는 자기가 직접 경험한 것을 근거로 다른 아이에게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유초이음 활동을 하면서 저는 아이들에게 초등학교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려주느냐보다, 아이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먼저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예상과 다른 말을 해도 바로 고쳐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한 번 더 묻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어?”
그 질문 뒤에 제가 미처 몰랐던 아이의 생각이 나올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