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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걱정시키지 않는 것도 효예요” 아이들이 말한 효의 뜻

richtop1 2026. 8. 18. 05:45

목차


    아이들과 ‘효’를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효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설명부터 하지 않고 먼저 물었습니다.

    “효가 뭐라고 생각해?”

    저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 말씀 잘 듣는 것” 정도를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나온 대답은 제 예상보다 훨씬 다양했습니다.

    “부모님을 걱정시키지 않는 것”

    한 아이가 말했습니다.

    “부모님을 걱정시키지 않는 것이 효예요.”

    또 다른 아이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형제끼리 싸우지 않는 것도 효도예요.”

    저는 아이들의 대답을 들으면서 조금 놀랐습니다.

    효라는 말을 단순히 ‘어른 말씀을 잘 듣는 것’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가족이 서로 걱정하지 않게 하는 일이나 형제끼리 잘 지내는 것까지 자기 경험과 연결해서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잘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효예요”

    특히 기억에 남는 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내가 잘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효예요.”

    저는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저라면 효를 설명할 때 부모님을 도와드리거나 예의를 지키는 이야기를 먼저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자기가 맡은 일을 잘하고, 자기가 잘하는 것을 열심히 하는 것도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생각은 제가 미리 정해놓은 답보다 더 넓을 때가 있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효 프로젝트에서 부모님을 생각하며 카네이션을 만드는 활동

    “부모님께 심부름을 해드려요”

    이야기를 이어가자 아이들은 집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께 심부름을 해드려요.”

    “설거지를 대신해요.”

    아이들에게 효는 멀리 있는 어려운 말이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실제로 해봤던 일,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경험했던 일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날 효의 뜻을 얼마나 정확하게 외웠는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이들이 자기 경험을 꺼내고, 친구의 말을 듣고, 다시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제가 설명하기 전에 이미 아이들 안에 생각이 있었습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이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알려줘야만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자기 생활 속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있었고, 질문을 받으면 그것을 자기 말로 꺼내놓았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수업을 준비할 때 ‘아이들에게 무엇을 알려줘야 할까’를 먼저 생각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 달라졌습니다.

    설명하기 전에 먼저 묻습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그 질문을 하면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을 걱정시키지 않는 것.”

    “형제끼리 싸우지 않는 것.”

    “내가 잘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

    효의 뜻을 설명하려고 시작한 프로젝트였지만, 오히려 저는 아이들이 가족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더 많이 알게 됐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아이에게 답을 알려주기 전에 먼저 한 번 더 묻는 편이 됐습니다.

    제가 준비한 답보다 아이 안에 있는 생각이 더 궁금해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