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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끝난 뒤 아이들과 ‘우리나라’를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한복의 이름도 알아보고, 기와집과 초가집의 다른 점도 살펴봤습니다. 전통문양으로 모빌도 만들었습니다.
여러 활동 가운데 제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것은 전래동화 한 권으로 시작한 동극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고른 이야기는 ‘효성스러운 호랑이’였습니다.

읽고 끝내지 않고 직접 호랑이가 되어봤습니다
동화를 읽은 뒤 아이들은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되어 동극을 해봤습니다.
책으로 읽을 때와 직접 몸으로 표현할 때의 모습은 달랐습니다.
호랑이 역할을 맡은 아이가 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아우~ 배고파! 너를 잡아먹겠다! 어흥!”
아이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말과 몸으로 표현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대사를 얼마나 정확하게 외우는지보다 등장인물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지켜봤습니다.
호랑이가 왜 그랬는지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말했습니다
이야기 속 호랑이는 단순히 무서운 동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를 위해 멧돼지를 잡아오는 호랑이의 행동을 보면서 아이들과 그 마음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호랑이는 왜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
질문을 던지자 아이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다시 떠올리며 자기 생각을 말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전래동화를 읽어주는 것과 아이가 이야기 속 인물이 되어보는 것은 꽤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글로 읽었던 장면을 직접 말하고 움직여보니 아이들에게 이야기가 조금 더 가까워졌습니다.
전래동화가 옛날이야기로만 남지 않았습니다
처음 우리나라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는 한복이나 전통가옥처럼 아이들에게 보여줄 내용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동극을 해보니 전래동화도 우리 문화를 경험하는 좋은 방법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책 속 호랑이의 말을 직접 해보고, 등장인물의 행동을 따라 해보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책 한 권을 읽었다는 것으로 활동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읽었던 이야기가 놀이가 되고, 놀이 속에서 다시 질문이 생겼습니다.
저는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보다 그다음을 보게 됐습니다
이 활동 이후 저는 아이들과 책을 읽을 때 한 권을 다 읽었다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됐습니다.
읽고 나서 아이에게 무엇이 남았는지, 어떤 장면을 다시 이야기하는지, 직접 해보고 싶은 것이 생겼는지를 더 보게 됐습니다.
‘효성스러운 호랑이’를 읽었던 날도 그랬습니다.
아이들에게 남은 것은 전래동화 제목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호랑이가 되어 “어흥!” 하고 외쳐본 경험도 있었고, 호랑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자기 생각을 꺼내본 시간도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아이들과 전래동화를 읽는 재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