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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유치원 안팎을 살펴보며 여러 기호를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표시를 찾아보는 활동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은 기호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그림을 보며 말했습니다.
“이건 카메라 그림 같은데?”
또 다른 아이는 자기가 밖에서 본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아빠 차 타고 가다가 본 거랑 똑같아!”

“이건 별님반, 이건 햇님반!”
유치원 안을 살펴보다가 학급을 나타내는 기호를 발견했을 때 아이들의 반응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건 별님반, 이건 햇님반!”
아이들은 그림 하나가 그냥 장식이 아니라 어떤 반을 나타내는 표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기호를 계속 찾아보면서 아이들은 그림이나 모양에도 뜻이 담길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나를 나타내는 기호를 만들었습니다
주변의 기호를 살펴본 뒤에는 아이들이 직접 자기 기호를 만들어봤습니다.
아이마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달랐습니다.
안경을 쓰고 농구를 좋아하는 것을 표현한 아이도 있었고, 하트와 무지개를 넣은 아이도 있었습니다.
소방관이 되고 싶은 마음을 기호에 담은 아이도 있었습니다.
같은 활동을 했지만 완성된 기호는 모두 달랐습니다.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자기 모습을 생각해 기호 안에 넣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수영장 기호를 보고 아이들이 뜻을 추측했습니다
기호를 볼 때마다 제가 먼저 뜻을 알려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이 그림을 보고 무슨 뜻인지 생각해보도록 했습니다.
수영장에서 본 기호를 보며 한 아이가 말했습니다.
“떨어질 수 있으니까 뛰지 말라는 거 아닐까?”
또 다른 아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긴 사람이 들어오지 말라는 기호야!”
같은 그림을 보고도 아이들이 떠올린 뜻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기호의 모양을 자세히 보고 자기가 알고 있는 경험과 연결해 의미를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기호는 교실 공항 놀이까지 따라왔습니다
기호 탐색은 한 번의 활동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교실에 공항을 만들면서 다시 기호가 필요해졌습니다.
공항에서 필요한 기호를 만들어 곳곳에 붙였고, 놀이 속에서 지켜야 할 약속도 아이들이 정했습니다.
한 아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행기 타기 전 여기서 가방 검사를 해야 합니다.”
놀이가 더 이어지자 필요한 기호를 만드는 ‘기호공장’도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주변에 있는 기호를 찾아보던 아이들이 이제는 자기 놀이에 필요한 기호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찾아본 기호가 아이들 놀이 속에서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 활동에서 제가 오래 기억하는 것은 아이들이 기호 이름을 얼마나 많이 외웠는지가 아닙니다.
주변의 기호를 보고 뜻을 짐작하고, 자신을 나타내는 기호를 만들고, 공항 놀이에 필요한 기호까지 직접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길이나 건물에서 보던 작은 표시였지만, 아이들에게는 점점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이 기호 프로젝트는 수학이나 한글을 미리 가르친 활동이라기보다, 아이들이 생활 속 약속과 표시를 발견하고 자기 놀이 안에서 다시 사용해본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